제12회 눈높이 아동문학상 심사평 다양해진 소재·기법, 세련된 표현력 예년에 비해 응모 편수도 늘었고 소재와 기법도 다양해졌으며 표현력도 세련되었다는 것이 합평회에서 나온 심사위원들의 대체적인 소감이었다. 특히 금년부터 동시 부문이 부활되어 전국의 아동문학가와 동시 지망생들로부터 많은 찬사가 있었다는 전언도 있었다. 심사는 예심 없이 전 응모작을 부문별로 심사위원이 나누어 읽고, 그 중 우수한 작품을 동시는 각 5편씩, 동화는 각 2-3편씩 추천한 뒤, 1차 심사에서 통과된 작품을 다시 전 심사위원이 통독한 뒤 최종 후보작을 가려 당선작을 선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동시부문에는 85명의 응모자로부터 총 1,176편의 작품이 들어왔는데 마지막 결심에 오른 작품은 ‘벌레 먹은 나뭇잎 (외13편)’과 ‘아름다운 나무 (외14편)’ 등 두 사람의 작품 28편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작품은 현재 한국 동시의 축을 이루고 있는 두 갈래의 경향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에 충분한 작품들이었다. 즉, 하나는 섬세하고 여성적이면서 밝고 따뜻한 동심적 온정의 세계를 지향하는 작품 계열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우리네 삶의 문제들에 보다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성찰과 사유를 통해 밝고 바른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계열의 작품이 바로 그것이었다. 물론 작품의 우열이 작자의 창작 의도에 따라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의도가 어떻게 독자에게 유효하게 작용하느냐 하는 작품의 총체적 함량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동시 심사에서도 이 점이 오래 동안 거론되었다. 우선 ‘벌레 먹은 나뭇잎’ 계열의 작품은 작자의 동시에 대한 인식이나 형상화 기법, 그리고 염원하는 시적 지향 등이 무리가 없어 작자의 우수한 시적 재능을 엿보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벌레 먹은 나뭇잎’이 보여준 심층적인 투시안은 작자의 날카로운 심미안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여주었다. 반면 ‘아름다운 나무’ 계열의 작품들은 그저 술술 읽히는 작품과는 다소 거리를 둔 작품들이었다. 대부분이 천천히 읽으면서 음미를 해야 하는 작품들로 여겨졌다. 일반적으로 동시는 직감적이며 간결과 명징을 주요 미덕으로 삼는다는 일반적 통념에 기댄다면 ‘아름다운 나무’ 계열의 작품들은 문제의 소지가 없지도 않다. 그러나 작품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독자의 마음을 얼마나 흔들어 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의 독자 대상에 대한 논의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아름다운 나무’ 등이 담고 있는 감동의 폭과 깊이는 다른 작품들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를 당선작으로 결정하는 데 이의 없이 합의했다. 동화 부문에는 단편 89편(응모자 9명) 장편 38편(응모자 37명) 도합 126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는데 전체적으로 동물을 의인화하여 이 시대의 인간문제를 그리거나 해리포터 류의 환상세계를 전개해 보려고 애쓴 작품이 많았다. 그리고 일부이기는 하지만 SF수법을 도입한 작품 중에 눈길을 끄는 작품이 몇 편 있었다. 모두 동화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하거나 시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했으나, 기교가 우세한 반면 내용이 설익거나 공허한 것이 문제였다. 두 차례에 걸친 독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남은 작품은 ‘수달 달래 눈 속 반달’ ‘쌍문동 재필이네’ 2편이었다. ‘수달 달래···’는 의인화된 동물들 사이의 갈등을 통해 인류 보편의 가치인 가족애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동물의 생태묘사가 정확하고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갈등구조가 매우 탄탄했다. ‘쌍문동···’은 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낙오된 도시 빈민층의 생활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성장기 아이들의 눈을 통해 당시 모습을 따뜻하게 재현한 것이 돋보였다. 이 두 편은 어느 것을 당선시켜도 좋을 만큼 완성도가 높고 작가의 저력도 짐작이 가는 우수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이제까지 많이 다루어진 빈민층 생활모습보다 동물세계를 깊이있게 관찰하여 쓴 ‘수달 달래···’가 소재개발 면에서 좀더 참신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하는 데 별다른 이의가 없었다. 그밖에, 우주탐험을 소재로 한 ‘별’도 논의의 대상이 되었으나 문명비판이라는 매력적인 주제에 비해 묘사기법이 서툴러 최종심에는 오르지 못했다. 장편에 비해 단편은 전체 수준이 떨어져 한 편도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당선자에게는 정진을, 최종심에서 아깝게 떨어진 분들에게는 분발을 당부 드린다. 심사위원-동시부문: 문삼석 유경환 동화부문: 강정규 김은숙 송재찬 조대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