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은평구 다세대주택 4층. 여러 문제로 가족과 살기 어려운 10대 남학생 7명이 지내는 ‘그룹 홈’이다. 구에 신고하고 운영하는 소규모 아동복지 시설의 일종이다. 이들 가운데 3명은 일주일에 한 번 ‘특별한’ 과외를 받는다.
이날 멘토 선생님이 오자 초등학교 6학년 이모 군(12)과 중학교 2학년 김모 군(14)은 옥탑방으로 올라갔다. 책상에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적힌 카드가 놓여 있다. “군인”이라고 외친 이 군에게 선생님은 “왜 군인이 고마워?”라고 물었다. 이 군은 기억력은 좋지만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해 연상 대화를 활용한다.
이 군과 김 군은 지능지수(IQ) 71∼84인 경계선지능 아동이다. 정부는 IQ 70 이하는 지적장애로, IQ 85 이상은 일반 아동으로 규정한다. IQ가 양쪽의 경계 사이에 있다고 해서 경계선지능이라고 한다. 경계선지능 아동은 성인이 됐을 때 기초생활수급자에 편입되는 비율이 일반 아동의 15배다. 약간의 도움만 받으면 일반 아동과 비슷한 사회성과 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다. 그러나 지적장애가 아니어서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렵다.
복지와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멘토 선생님은 어디서 왔을까. 이 멘토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상품’에 투자한 민간자본이 초빙했다. 바로 사회보상성과사업(SIB·Social Impact Bond)이다. 사회적기업의 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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